▶전형진 기자
평화롭던 집코노미 마을에
먹구름이 드리웁니다
흥부 형진이는 집이 낡아서
재개발을 하고 싶었죠
하지만 놀부 형님은 집이 새집이어서
재개발을 하기 싫었습니다
결국 흥부 형진이는 놀부 형님을 담가 버..
멍석을 말기 위해 친구들을 모았죠
피를 좋아하는 이 친구들이 바로
피파
우리편이 많다고 재개발이 되는 건 아닙니다
일단 필수 조건은 우리동네 건물 3분의 2가 노후불량건축물
그러니까 흥부네 집만큼 썩어야 됩니다
그 다음은 네 가지 중 하나만 맞추면 됩니다
첫 번째는 노후도
우리동네 건물 3분의 2가 노후불량건출물이어야 합니다
아깐 건물 숫자 기준, 이번엔 연면적 기준입니다
두 번째는 접도율
도로를 접하는 건물이 전체의 40% 이하로 낙후됐다
그러니까 흥부네 집이죠
세 번째는 호수밀도
ha당 60세대 이상 빽빽하게 산다
그러니까 흥부네죠
제비까지 같이 사니까
네 번째는 과소필지
땅이 다 쪼개져서 90㎡도 안 되는 땅이 40% 이상이다
그러니까 흥부네 땅이죠
조건을 맞추면 구역지정을 받습니다
그리고 조합을 설립하는데 이땐 4분의 3이 동의해야 합니다
흥부 형진이는 친구들을 많이 모았으니까 동의는 문제 없겠죠?
아닙니다
머릿수 기준으론 4분의 3이지만
땅 면적 기준으로 절반도 채워야 합니다
그러니까 4분의 3을 모았는데 얘들이 가진 땅은 다 코딱지만하고
반대하는 놀부 형님 땅이 구역의 절반을 넘으면 재개발 못 한다는 거죠
물론 멍석을 말면 다 됩니다
그런데 재개발로 새 아파트가 나오는 집도 있고
안 나오는 집도 있습니다
만약 흥부 형진이네 집이 무허가 건축물
그러니까 땅은 없고 건물만 있는 속칭 뚜껑이었다고 해보죠
이땐 기준일 전에 지어진 무허가 건축물만 새 아파트가 나옵니다
이번엔 땅은 있는데 건물이 없다고 치죠
이땐 땅이 90㎡ 이상이어야 합니다
만약 80㎡만 있다
그러면 놀부에게 나머지 10㎡를 사야 하는데
당연히 싸게 안 팔겠죠
이게 바로 자본주의
재건축은 집과 땅을 동시에 갖고 있어야 하는데
재개발은 집이든 땅이든 둘 중 하나만 있어도 된다는 게 다르죠
어쨌든
멀쩡한 빌라인데 새 아파트가 안 나오기도 합니다
놀부가 살던 집을 허물고 빌라를 지어서 여러 사람에게 판 거죠
이 짓을 기준일 전에 하면 모두에게 새 아파트가 나오고
기준일이 지난 다음에 하면 한 사람에게만 나옵니다
이 짓이 바로 지뿐쪼개기
기준일이 바로 권리산정기준일
예전에 배웠죠
그러니까 제비가 다치길 기다리는 게 빠릅니다
그럼 이만 총총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부국장
진행 전형진 기자 편집 김윤화 PD 디자인 이지영·문윤정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한경디지털랩
관련뉴스
